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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작복작 지식행성/심리학

프로이트 본인이 꾼 소변 꿈 이야기(꿈 해석의 기법)

by 명랑밍짱 2023.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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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이트의 꿈 중에 소변을 보는 꿈이 있다. 이 꿈은 대번, 소변 같은 오물 꿈인데도 혐오감은 없고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이 꿈은 꿈 작업에 의한 감정의 왜곡을 보여 주는 예이다.

 프로이트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언덕 위에 옥외 변소 같은 것이 있다. 변기가 있는데 매우 길고 끝 부분에 커다란 배변구가 입을 벌리고 있었다. 대변 덩어리들이 구멍 주변에 두껍게 쌓여 있는데 대변 덩어리들은 큰 것과 작은 것, 오래된 것과 금방 본 것들이었다. 변기 뒤로는 작은 나무들의 숲이 있었다. 나는 변기 위에 올라서서 소변을 갈겼다. 긴 오줌 줄기가 모든 것을 깨끗이 씻어 내렸다. 말라붙은 대변 덩어리들도 쉽게 씻겨서 구멍 속으로 떨어져 나갔다. 그래도 아직 끝부분에 조금은 남아 있는 것 같았다.

 

 

 

 

 

 

 

 

 

 

 이 꿈은 분명히 더럽고 혐오감을 주는 똥과 오줌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프로이트가 이상하게 생각한 것은 혐오감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유쾌한 기분을 맛보았던 것이었다. 발현몽은 불쾌한 것이었지만, 이 꿈을 만든 잠재몽은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은 것과 낮 동안의 지루함과 불쾌함을 씻어 버리고 반대의 감정으로 가고자 하는 소망이었다.

 이 꿈에 대한 최초의 연상은 말구유를 청소하는 위대한 헤라클레스였다. 꿈 속에서 자신이 헤라클레스가 되어 있었다. 다음은 '잡목 숲과 언덕'에 관련된 연상으로, 그의 자녀들이 살고 있는 곳이 생각났다. 프로이트는 신경증 환자들이 병이 나는 것은 유아 시절에 잘못 키웠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는 자녀들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었다는 안도감을 느끼고 있었다. '모든 것을 씻어 내리는 오줌 줄기'는 분명히 자기가 위대한 사람이라는 것을 과시하는 내용이었다. 걸리버가 소인국에서 오줌으로 불을 껐던 것도 이런 식이었다. 그러나 라블레의 슈퍼맨, 가르강튀아도 파리 시민들에게 이런 식으로 복수를 했다. 노틀담 성당에 앉아서 파리 시가를 향해서 오줌을 갈겨서 복수를 했다. 그런데 전날 밤 잠들기 전에 프로이트는 가루니에의 라블레 삽화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프로이트가 꿈 속에 슈퍼맨이 된 다른 증거가 나온다. 노틀담은 그가 파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였다. 오후에 시간이 날 때마다 노틀담 성당의 탑 위, 괴물과 악마상이 있는 곳까지 올라가곤 했던 것이다. 

 이 꿈을 꾸게 한 계기가 된 낮의 잔재는 두 가지 사건이었다. 하나는 전날 '히스테리와 성도착'에 관한 강의를 하는데 인간의 더러운 일면을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 지루했고 벗어나고 싶었다. 강의를 마치고 카페에서 식사를 하려는데 청중 중의 한 사람이 따라붙어서 "선생님은 신경증학의 오류와 편견으로 더렵혀진 마굿간을 청소하신 분이십니다."라느니, "선생님은 위대하십니다," 등의 아부를 해대는 바람에 혐오감을 느꼈다. 벗어나고 싶어서 일찍 나와 버렸다.

 이 꿈을 분석하고 프로이트는 꿈 작업을 통해서 감정은 반대 감정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앞서 소개한 백부의 꿈에서도 친근감이 느껴졌지만 사실은 백부의 아들에 대한 적대감 때문에 백부에게 적대감이 많았었는데, 꿈 작업이 이를 친근감으로 바꿔 놓았던 것이다.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1900)>에서 꿈을 해석하는 여러 가지 기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20여 년 후 <꿈 해석의 이론과 실제(1923)>에서는 네 가지 기법으로 요약하여 제시하고 있다.

 첫째, 꿈을 얘기할 때 말한 순서대로 연상을 시키고 해석해 준다. 이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프로이트는 "분석가가 자신의 꿈을 분석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둘째, 꿈 내용 가운데서 어떤 특별한 부분을 선택해 해석 작업을 시작한다. 예를 들어,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선택할 수도 있고, 아주 분명한 부분이나 유난히 선명한 부분에 대해서 연상을 시킨다. 또는 꿈 속에서 들은 구어체의 말로부터 해석을 시작하기도 한다. 구어체의 말이란 문장 형식의 글이 아니고 대화식의 말을 말한다. 예를 들어, 꿈 속에서 여인이 "당신은 좋은 것을 가지고 계시군요."라고 말했다면 이 언어가 구어체의 언어이다. 이 언어들을 연상시키면 이와 관련된, 일상적으로 들은 구어체의 말이 떠오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셋째, 발현몽을 완전히 무시하고, 그 대신에 "방금 말한 꿈과 관련해 마음 속에 떠오르는 전날의 사건이 있느냐?" 라고 묻는 기법이다.

 넷째, 만일에 환자가 해석 기법을 익숙하게 잘 알고 있는 경우라면, 어떤 지침이나 지시를 주지 않고 어디서부터 꿈 연상을 시작할지를 환자에게 맡기는 기법도 있다.

 프로이트는 이 네 가지 방법 중 어느 것이 더 좋다던지, 효과가 더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후 10년 후에 프로이트는 <새 정신분석 입문(1933)>에서 같은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꿈과 관련된 낮의 잔재의 중요성을 새롭게 강조하고 있다. 낮 동안의 사건이 들어가서 꿈을 만든다. 이것을 연상시키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이것을 모르면 꿈이 개인적인 것이 되지 못하고 일반적인 남들의 꿈과 같아진다. 프로이트는 꿈을 꾸기 24~48시간 전에 경험한 것을 '낮의 잔재'라고 소개했지만, 사실은 유아기 사건이 나올 수도 있고, 최근의 사건이 꿈의 재료가 될 수도 있다.

 

 

 

 

 

 

 

 

 

 

 프로이트는 꿈 해석에서 상징을 이용하는 문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꿈의 상징성은 꿈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이다. 꿈의 상징성의 도움을 받으면 환자에게 묻지 않고도 흩어져 있는 꿈 내용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덧붙여 그는 이렇게 말했다.

 "꿈의 상징에 대해서는 보편적 의미나 개개의 상징적 의미를 보는 데서 그쳐야지 꿈 내용의 어떤 특정 부분을 상징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되며, 마치 상징이 독특하고 꼭 맞는 의미인 것처럼 단정적인 해석을 해서도 안 된다. 꿈의 전체 내용을 상징만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꿈의 상징에 대한 지식은 꿈에 대한 연상이 불충분하거나 잘 연상되지 않을 때 꿈의 해석을 정확히 할 수 있도록 해 주기 때문에 꿈의 해석에 큰 도움이 된다."

 프로이트는 또 이런 경고도 했다.

 "꿈은 상징으로 가득차 있다. 이 상징 때문에 꿈 해석이 쉬워지는 일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꿈의 상징적인 요소들을 해결할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렇다고 분석가가 마음대로 판단하고 해석해 버리는 것도 과학적이지는 못하다. (중략) 그래서 우리는 병합기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즉 꿈의 내용 중에는 상징적으로 파악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한편으로는 꿈을 꾼 사람의 자유연상에 의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못한 부분을 분석가의 상징에 대한 지식으로 채워가는 병합 기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상징을 해석할 때는 비판적이고 신중하게 하고, 상징의 의미가 뚜렷한 꿈은 상징을 면밀하게 조사하는 방법을 병행하지 않으면, 그 꿈에 대한 해석이 제멋대로의 해석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된다."

 꿈의 상징을 사용하되 지나치게 단정적으로 해석하거나 상징에만 매달리지 말고, 환자의 연상도 이용하고 상징에 대한 분석가의 지식도 이용하라는 의미이다.

 

 

 

 

 

 

 

 

 

 

 잠에서 깨자마자 꿈 내용을 바로 적어 놓으라고 지시해도 되는 것인가에 대해서 프로이트는 분명하게 반대했다. 꿈 작업에 근본 비의식의 내용이 작용하고 있는 한, 꿈은 잊혀지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강박적으로 적어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꿈은 1차 과정을 통해서 표현되는 비합리적인 이미지인데, 꿈을 말하는 사이에 많은 내용이 첨삭되고 논리적인 연결을 만든다. 2차적인 교정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다시 한번 글로 옮기고 또 다시 읽으며 발표하는 과정에서 2차, 3차의 교정이 일어나게 되어 원래의 의미를 숨길 기회가 많아진다. 따라서 꿈을 기록하는 것은 적어도 분석치료에서는 적절치 못하다. 아브라함도 <환자는 꿈을 써와야 되는가?(1953)>라는 논문에서 프로이트의 의견에 찬성했다. 그러나 슬랩은 <꿈의 어떤 부분을 기록하게 한 증례(1976)>라는 논문에서 꿈을 얘기하다가 한 부분을 말로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그 부분을 적어 보라고 지시했더니 환자의 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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