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의 목적
프로이트는 꿈의 목적을 소원성취뿐만 아니라 잠을 깨지 않고 계속 잘 수 있게 하는 수면 유지의 목적도 갖고 있다고 보았다. 꿈을 '수면의 수호자'라고 했다. 이는 지정학설을 근거로 한 것이다. 꿈 속에서 비의식의 욕망을 충족하면서 계속 잠을 잘 수 잇게 하는 것이 꿈의 기능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불안몽, 손상몽(매 맞거나 상처 받는 꿈), 처벌몽(벌 받는 꿈)은 소원성취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수면을 방해한다. 그래서 1923년에 구조론을 발표하고 꿈의 이론을 수정했다. 이 이론에 입각하여 처벌몽을 설명한다면, 초자아(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는 양심)의 비난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벌을 받거나 속죄 행위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죄책감이 심한 사람들은 벌 받는 꿈을 꾼다. 무서운 꿈이지만 죄책감을 해소시켜 주기 때문에 마음은 가벼워진다. 다시 말해서 죄책감을 피하기 위해서 자아는 꿈 속에서 처벌을 받아 버린다. 자아가 꿈을 이용하는데, 꿈은 이 처벌소원을 견디기 쉬운 형태로 만들어 성취시켜 주는 것이다.
- 꿈의 왜곡
프로이트는 비의식의 소원이 꿈으로 나타날 때는 상징을 이용해서 왜곡되어 나타난다고 했으며, 그 근거로서 자신이 대학 교수가 되기를 바라는 소원과 관련된 꿈을 소개했다. 프로이트는 이 꿈을 혼자서 분석했다. 여기서 프로이트는 자신의 명예욕의 동기를 부석할 수 있었고, 한니발 장군과 자신을 동일시한 것이 자신의 비의식에 살아 있어서 로마 여행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낼 수 있었다. 본 장에서는 프로이트가 자신의 꿈을 분석하는 과정과 그의 비의식 소원이 어떤 식으로 꿈으로 표현되었는가를 중심으로 기술하겠다.
- 꿈 왜곡 사례
1897년 봄, 우리 대학의 교수 두 분이 나를 조교수로 추천했다는 말을 듣고 기뻤다. (중략) 환자들은 의사가 교수로 승진하면 절반은 신이라도 된 것처럼 존경해 준다. 그러나 나는 너무 기대를 걸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벌써 수 년째 교육부는 이런 추천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밤에 친구 R이 찾아왔다. 이 친구도 교수가 되고 싶어하고 있었고, 교육부를 찾아다니면서 적극적인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 날 밤도 교육부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교육부의 국장에게 "내가 교수임용이 안 되고 있는 이유가 혹시 유대인이기 때문이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고 했다. 국장의 대답은 장관도 지금으로서는 방법이 없다고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실망하고 있었고, 나 역시 "나도 어쩔 수가 없겠구나."하고 생각했다.
그 날 밤의 꿈이다.
친구 R이 나의 백부가 되어 있다. 그에 대한 나의 느낌은 깊은 친근감이다.
R의 얼굴이 평상시와는 좀 다르다. 얼굴이 좀 길어진 것 같고, 얼굴 주위에 난 수염이 노랗고 유난히 눈에 띈다.
프로이트는 다음 날 아침에 이 꿈이 생각나자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개꿈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왠지 하루 종일 이 꿈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저녁 무렵에 그는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만일 네가 환자의 꿈을 해석하려고 연상을 시켰을 때 환자가 회피하면서 '이건 개꿈일 뿐입니다.' 라고 하면서 꿈 얘기를 하지 않으려 한다면 너는 환자를 나무라고, 그 꿈의 배후에 있는 불쾌한 일을 알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너 자신에 대해서도 같은 태도를 취하는 것이 어떤가. 개꿈이라는 네 생각도 하나의 저항이다. 여기서 중단해서는 안 된다.
프로이트의 저항은 이렇게 극복되고 해석이 시작되었다.
- 꿈의 해석
R이 나의 백부가 되어 있다.
이것은 무슨 뜻일까? 나에게 백부는 한 분밖에 없다(사실은 다섯 분이나 계신데 저항을 극복한 그 순간에는 한 분밖에 생각나지 않았고 한 분뿐이라고 생각했다). 이 백부는 사업을 하다가 법을 어기고 벌을 받게 되었다. 그 때 아버지는 "네 요셉 백부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다만 생각이 좀 모자라서 그랬단다." 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백부는 입 주위에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친구 R 역시 입 주위에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그러나 수염의 색깔은 백부처럼 노랗고 보기 좋은 수염이 아니고, 좀 추한 회색이었다. 어쨌든 꿈에 친구인 R이 요셉 백부가 되었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려 하고 있었던 것이다. "R은 백부처럼 생각이 좀 모자라는 사람이야." 그러나 이 생각은 맞지 않는 생각이었고,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쾌했다.
- 비의식(무의식) 소원의 상징적 표현
이 때 프로이트에게 또 다른 친구 N이 생각났다. 그도 교수가 되려고 운동을 하고 있는 친구였다. 그도 유대인이다. 억울하게 고소를 당한 일이 있는데, 그는 당국에서 이 사건을 빌미로 교수임용을 거부하고 있다고 믿었다. 이 꿈에서 백부 요셉은 두 친구 R과 N을 상징하고 있었다. 두 사람 다 교수로서 부적격자이다. 그러나 그 이유는 유대인이기 때문이 아니고 생각이 모자라거나 범죄때문이었다. 프로이트는 그들과는 입장이 다르다. 같은 유대인이지만 범죄자도 아니고 모자라지도 않다. 그들이 교수가 못 되는 것은 유대인이기 때문이 아니고 개인적인 문제 때문인 것이다. 그러므로 프로이트는 그들과 같은 유대인이지만 안심하고 교수 임용을 기다려도 된다. 교수가 되고 싶은 소원성취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꿈이다.
그러나 여기서 하나의 문제가 생긴다. 존경하는 두 친구를 바보나 범죄자로 전락시킨 죄책감을 처리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이 죄책감 대문에 '개꿈'이라고 가볍게 넘겨 버리려 했던 것이다. 그리고 백부에게는 친근감을 느꼈다. 이 감정은 왜곡된 것이었다. 즉 친구를 비방한 그의 죄책감을 보지 못하도록 방어하기 위해서 친근감이 동원되었던 것이다. '나는 그들을 이렇게 사랑하고 있어.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야.' 하고 방어하고 있었다. 이처럼 꿈은 소원을 성취시켜 주는 동시에 뒤따라오는 죄책감을 피하기 위해서 내용을 왜곡시켰다(Freud, 1900, S.E. 4:136~141).
구조론이 나온 이후 꿈의 왜곡에 대한 해석도 발전했다. 자아의 기능이 강조되었다. 왜곡은 자아의 기능이다. 꿈은 단편적인 시각 이미지인데, 이 조각들을 자아가 각색하고 꿰맞추어 꿈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자아가 방어를 위해서 꿈을 왜곡시키기도 하고 수정하기도 하며, 심지어 어떤 내용은 빼 버리기도 한다.
출처: 정신분석에로의 초대/이무석/도서출판이유/개정 초판 3쇄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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