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분석에서 환자의 동기가 중요한 이유
정신분석은 힘든 작업이다. 전략 자체가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여기에 불안이 따라오며, 전이욕구는 번번이 좌절된다. 게다가 억압되어 있던 고통스러운 기억 들을 계속 회상해야 한다. 기분 좋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부끄럽고 못난 자신을 노출하는 시간이다. 분석가가 칭찬해 주지도 않는다. 환자의 마음속에서 분석가는 엄한 아버지나 사랑받고 싶은 어머니가 되어 있다. 어린아이처럼 항상 분석가의 눈치를 보게 되는데, 분석가는 괴롭기 그지없다. 따라서 환자는 정신분석을 받으면서 피할 수 없는 고통과 좌절에 부딪치게 된다. 그리고 그때마다 분석을 그만두고 싶어 진다. 이럴 때 이와 같은 비의식적 저항을 극복하게 하는 것은 신경증의 고통이고, 이 고통을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 치료의 동기(motivation)이다. 고통스러운 신경증의 원인이 되는 갈등을 찾아 해결해 보겠다는 의식적 동기와 결심이 강할수록 분석의 전망은 밝다. 이런 이유 때문에 프로이트는 불안 같은 증세를 너무 빨리 없애주는 것을 반대했다. 불안이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치료의 동기와 추진력이 되기 때문이다. 분석이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동기는 자신의 문제를 밑바닥까지 따라가 보겠다는 의식적 소망이며, 자신을 변화시켜 보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때로는 치료의 동기가 처음에는 애매하다가도 치료가 진행되고, 환자가 자신의 문제를 깨닫게 되면서 강해지는 경우도 있다. 반면에 긍정적이던 환자의 동기가 치료 시작 후 약화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는 치료의 전망이 어둡다. 동기의 평가는 환자의 의식적인 말에만 의지할 일이 아니고 비의식적인 태도를 평가해야 한다. 예를 들면 환자가 그의 문제의 밑바닥까지 들추어 보기를 바란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에 대해 얘기해 보라고 권할 때 불평하는 경우라면 동기가 강하지 않은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언어화되지 않은 비의식적 동기이다.
- 마음에 비중을 두는 사고방식
분석의 전망을 밝게 하는 또 하나의 자아기능은 환자가 '마음에 비중을 두는 사 고방식(psychological mindedness)'을 갖고 있는 것이다. 정신분석의 전략은 환자나 피분석자가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해하게 하는 것이다. 즉 개인이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반응을 느끼고 떠오르는 생각과 상상을 자각해서, 이런 정신적 현상들이 서로 어떻게 연관되어 있으며 과거의 경험과는 또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가를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따라서 환자가 자신의 내적인 감정을 살피고 자각하는 능력이 높으면 높을수록 치료진행이 잘 될 것이며, 치료실에서 그의 이해의 폭을 더 넓게 확장시켜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엄격한 방어적 구조(예를 들면, 지나치게 억제가 심한 방 어)에 갇혀서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이나 충동. 갈등을 인식하지 못한 다. 오히려 외부에서 일어나는 현실적 사건에 더 비중을 주고 거기에 연상의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여자 환자가 남편에게 모욕당한 이야기를 여러 시간에 걸쳐서 말했다. 남편이 얼마나 비인간적인 행동을 하는지 이야기할 뿐, 남편에게 당할 때 어떤 생각이 떠올랐는지 혹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남편만 변하면 자기 문제는 다 풀린다고 말했다. 현실에 비중을 두는 이런 환자들은 정신분석에 적합하지 않다. 그렇다고 매우 극단적으로 강박적이어서 자기 마음속만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 이 치료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현실과 외부의 생활환경을 제쳐두고 내관 (introspection)에만 몰두하는 환자는 분석치료에 적합하지 않다. 그 이유는 환자가 분석과정에서 얻은 이해와 통찰을 현실생활에서 적용해야 하는데, 끊임없이 내부만 들여다보면서 공상만 하고 있고, 효과적인 행동을 할 수 없는 환자들은, 치료에서 배운 통찰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곤란한 것이다. 분석치료에 적합한 사람은 내관의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분석과정에서 얻은 이해와 통찰을 현실생활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마음에 비중을 두는 사고방식의 또 다른 면은 효과적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다. 정신분석은 환자가 그의 내적 경험을 분석가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하므로, 자신을 표현할 때 다양한 비유적 표현과 획일적이지 않은 언어를 사용할 수 있어야 치료실에서 생각과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기를 주저하고 자신을 명백하게 표현하지 못하며, 제한된 상투적 언어만 사용한다면, 개인의 내적 감정 · 사고 · 영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 방어기제의 사용
정신분석에서는 자아방어를 서서히 약화시킨다. 이렇게 서서히 약화시키는 이 유는, 비의식의 갈등이 의식으로 나올 때 갑자기 튀어나오면 큰 불안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고, 평소에 유지하던 방어기제가 갑자기 무너지면 정신병에서나 볼 수 있는 강한 1차 과정 사고에 빠지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신분석 적응의 또 하나의 지표는 환자가 주로 사용하는 자아방어의 양상과 효용성이다. 환자가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자아 방어기제의 수가 많을수록 좋다. 어떤 하나의 방어기제에 덜 매달리게 되므로 자아 방어기제의 강도를 약화시키기가 쉬워진다. 이와 반대로 극히 경직된 소수의 방어기제만을 사용하는 경우는 분석과정에서 이 같은 방어가 약화될 때 심각한 혼란과 불안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어떤 특정한 방어기제를 지나치게 사용하는 환자는 정신분석에서 치료결과가 좋지 않다. 예를 들면, 투사 · 전면적인 부정 · 강한 위축방어에 심하게 매달리는 사람의 기저에는 심한 정신병적인 문제가 숨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므로 정신분석에 적당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투사기제를 쓰면서 행동화가 일어날 때는 통찰적 치료 접근이 극히 어려워지며 때로는 불가능할 수도 있다. 정신병적 상태와 같은 급격한 방어의 붕괴가 있는 경우에 정신분석을 하면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방어를 더욱 약화시켜서 심한 심리적 붕괴와 전반적인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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